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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억→5000 삭감, 그러나 천대 아닌 예우인 이유

드루와 0

한 때 연봉이 10억 원에 이르렀던 사나이다. 하지만 이젠 5000만 원짜리 선수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 평균 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우를 받게 됐다. 몸 값이 너무 떨어져 오히려 희소성이 생기고 말았다.

'현역 최다승(129승) 투수' 장원준(37.두산) 이야기다.



장원준의 연봉이 5000만 원까지 깎였다. 하지만 이는 두산의 천대가 아니라 예우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도전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장원준은 24일 발표된 두산 선수단 연봉에서 지난 해 8000만 원보다 3000만 원 삭감된 5000만 원에 계약했다. A급 선수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억대 연봉은 이미 무너졌고 이젠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그러나 두산과 계약은 천대라기 보다는 예우로 해석할 수 있다. 팀의 전성기를 책임졌던 에이스에게 마지막 시간을 벌어주는 투자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지난 해 32경기에 출장해 1패1세이브4홀드, 평균 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연봉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성적이다. 대폭 삭감도 받아들여야 할 수준이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최근 3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18시즌 3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 승리 소식이었다. 그리고 4년 연속 연봉이 깎였다.

하지만 장원준은 아직 자신의 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연봉은 한없이 쪼그라들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부활할 수 있다는 마지막 믿음을 갖고 야구에 임하고 있다.

그런 장원준을 두산은 조용히 지켜봐주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장원준을 헌신짝처럼 버릴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장원준의 마지막 도전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한 두산 관계자는 "장원준은 두산 야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투수다.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응원하고 지켜봐주는 것이 예우라고 생각한다. 장원준도 돈 때문에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때 공을 놓으려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고 효용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팀이 필요로 한 순간이 있다. 팀이 원하는 상황에선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는 장원준이다. 빛이 나지 않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장원준을 예우하며 끝까지 기다리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올 시즌까지 부진하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올 시즌까지는 장원준의 노력을 지켜봐 주기로 했다. 현역 최다승 투수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다.

장원준 레벨의 선수는 은퇴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유희관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팀은 기다릴 때까지 기다려주고 선수는 스스로 모자람을 느꼈을 때 유니폼을 벗는 것이 이별의 정석이다.

물론 반등 사례도 있다. 장원준보다 두 살 많은 이현승은 지난 해 5승1패7홀드, 평균 자책점 1.93으로 부활하며 다시 억대 연봉에 복귀했다. 장원준이라고 못하란 법 없다.

두산은 장원준을 배려해 한 시즌 더 동행을 선택했다. 이제는 장원준이 응답할 차례다. 두산이 납득할 만한 성적을 남기며 부활에 성공한다면 서로가 윈-윈 하는 최상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두산과 장원준의 동행은 이미 아름다운 이별을 예고하고 있다. 장원준도 자신의 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면 과한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억 원의 몸 값에서 5000만 원짜리 평범한 선수가 돼 버린 장원준. 마지막 자존심을 향해 떠나는 새로운 도전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제공 MK스포츠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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