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버스가 쓰레기처럼 운전하는 이유

이거보고 적어본다.

나는 택배일을 하다가, 

"도저히 이렇게는 살 수 없어!"

라며 공무원을 하려고 버스기사에 도전했다.

버스 1년경력을 쌓아야 시험을 칠 수 있는 직렬에 도전했거든.

그런데 버스대형면허도 있고 버스운전자격증이 있고, CNG교육을 이수하고 

버스운전종사자 양성교육을 받아도 경력이 없다고 아무도 안써주더라.

그러다가 경기도에서는 초보 기사도 쓴다는 말에 

경기도 버스회사를 구글링해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해봤지

존나 심드렁한 목소리로

"아~예. 그럼 함 와보세요~"

이러더라.

그래서 올라갔더니 서류 대충 훑어보고

"내일부터 견습 시작하세요."

라고 말하고 집에 보내더라.

버스회사가 진짜 중소기업 그 자체더라.

건물도 후줄근하고 버스도 자세히보니 온통 녹 투성이고

차고지에는 깨진 유리조각들이 엄청나게 많고.. 

회사에 일하는 직원도 보면 사장, 사장조카, 사장아들, 사장 사모님...

이런식임.

그러니 회사가 존나 자기네들 이익에 철저하게 맞춰 돌아감.

그러다보니 배차시간도 겁나 타이트함.

우리 회사는 3분배차였는데

이말인즉슨, 3분마다 한대씩 버스가 차고지에서 출발함.

이게 버스 BMS라는건데

버스 기사옆에 이게 있고 앞버스는 몇분앞에 가는지

뒷버스는 몇분간격으로 뒤에서 오는지 실시간으로 나와.

우리는 3분이니까 딱 한 신호 간격이였는데

만약 버스가 가다가 넘어가야할 교차로나 신호를 못건너고

신호에 걸린다?

그럼 이제 잦되는거야 진짜 ㅅㅂ

뒷버스에서 막 무전이 와.

"야! 너임마! 신호 왜 안넘어갔어?!"

앞버스가 신호를 못건너면

뒤에 오던 버스도 다 줄줄이 한신호씩 잡아야되.

그말은?

3분씩 쉬는시간이 까지는거야.

버스기사들 한바퀴돌면 쉬는시간이래봤자 5분 10분인데

3분이 까지면 쉬는시간이 없어.

그냥 차고지 들어갔다가 한바퀴 돌아서 고대로 나와야하거든

그러니까 존나 민감하게 격앙된 반응을 하는겨

한시간 10분을 운전해서, 그것도 손님 넘어질까봐 신경써가며 운전해서 왔는데

쉬지도 못하고 또 1시간 10분 돌러나간다?

담배도한대 못피우고?

개빡치는거지.

오줌이라도 싸고싶은데, 못들어가봐.

진짜 급할때는 바지에 싸서 말려야 하나 싶기도 할 정도인데

이런 상황이다보니 누가 처지면 전화해서 존나 갈궈

[배차실 풍경 예시 사진]

그런데 손님이 많이 탄다?

계속 처져있을 수 밖에 없거든.

그러면 3분 처진걸 못잡게 되고 10분넘게 3분 늦게 가면 이번엔 배차실에서 전화가 와

"어이! 김 기사! 지금 뭐해?! 왜이렇게 빨리 못가?!"

"지금 뒤에 쭉 쳐졌잖아! 빨리빨리 원복해야지!"

어찌나 빡시게 갈구는지 

차고지 들어가서 싸우는 기사도 종종 있어.

싸우고 때려치는거지.. 

암튼 버스가.. 

 손님 태우고 내리랴~

전화받으랴~

돈거슬러주랴~

운전하랴~

이 버스 어디가냐고 또 물어보지?

거기에 장애인분 타봐.

하나하나 친절하게 웃으며 배려해드리고

느긋하게 천천히 가고싶지. 그게 내 꿈이엇어.

좀 천천히 안전하게 운행하는거.

그게 시스템이 그렇게 할수 없게 만든거야. 

진땀 뻘뻘 흘리며 가는겨 한겨울인데.

그런데 배차실이 또 배차를 진짜 인간미없게 짜놔

[정류장 예시 사진]

예를 들자면 비교적 가까운 정류장 3개를

3분안에 지나가라는 식으로 배차를 짜줘.

ㅇㅇ동 복지센터-> ㅇㅇ동 노인복지회관--> ㅇㅇ호수공원--> 

이 세 정류장을 딱 3분안에 통과해야

배차시간이 맞게 설정을 해놓는거지.

그런데 ㅅㅂ 중간에 노인회관이 있잖아?

저기서 노인분들이 타고 내리는데

진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분들이 타면 이분들 타고 내리는데만 3분이 넘게 걸려

그러면 기사들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

얼굴이 화끈하고 다리가 달달달 떨리고

이게 ㅅㅂ 도저히 배려를 할래야 할 수가 없는 시스템인겨.

그렇게 태우고 출발했는데 신호등은 벌써 빨간불로 바뀐지 오래.

그러면 또 이제 무전이 오지.

"얌마! 너 지금 나 엿먹여?!"

"너 차고지에서 보자!"

이러면서 ㅋㅋㅋ

그러고 좀 잇으면 이제 뒷차가 내 뒤에 붙어.

혹은 옆차선에 슥 서면서

버스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노려보기도 하고 주먹감자를 날리기도 하고 ㅋㅋㅋ

물론 차고지에 가면 언제그랬냐는듯 온화하게

"아이고~ 안전이 제일이지! 천천히 다녀~"

이래 ㅋㅋㅋ 

그리고 도로에 나가면 또 전화로 무전기로 갈구고.

그리고 여기 BMS 에는 손님이 몇명탔는지 카드찍은 갯수도 나오는데

그날 버스 카드 찍힌 갯수가 적으면

밤 12시 넘어 퇴근하는데 불러세워다가

"요즘 좀 열심히 안하시는것 같아요?"

하면서 이거갖고 또 뭐라그래.

한달에 한두번씩.

아니, 무슨 손님을 내가 늘릴수 있는것도 아니고...이게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

나중에는 스트레스로 탈모가 와가지고 그만뒀어.

그만두니까 머리가 금방 다시 원상복구되더라.

진짜 한국 버스 시스템은 바뀌어야해.

일본에 살때 일본 버스기사들이 진짜 안전제일로 천천히 운행하는거 보고

나는 우리나라도 그런줄 알았는데 우리나라는 시스템부터가

잘못되어 있더라.

3개 정류장을 3분만에 넘어가라는게 이게 말이되냐?

그리고 축제나 이벤트 있어서 손님 많이타고 

시간이 딜레이되면, 그만큼 늦게 퇴근해야함. 

암튼 왜 기사들이 그렇게 미친놈처럼 운전하는지 알아보았다. 

출처 : https://www.dogdrip.net/367718374